곤충의 눈으로 본 세상

곤충들도 수를 알고 있을까요?

podys 2008. 10. 21. 00:09

결혼 전 아내와 함께 본 영화 중에 콘텍트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혹시 안 보신 분이 계시면 아이들과 함께 꼭 보시길 권합니다.

영서 영현이가 좀더 크면 이 영화를 다시 한번 볼 생각입니다.

 

영화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빠의 뒤를 이어 천체과학자가 된 주인공이 외계인과의 교신을 하기 위해서 전파망원경에 잡히는 신호를 분석하는 일을 합니다.

그러다 어느날 외계로부터 신호가 들어오지요.

 

지구로부터 30 몇 광년 떨어진 곳에서 들어온 신호였는데, 그 신호에서 외계인과 접속할 수 있는 우주선의 설계도가 들어 있어 주인공인 조디포스터가 우주선에 타고는 외계인과 만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영상미가 아주 뛰어났던 영화로 기억됩니다.

 

그때 묻어들어온 신호 중에서 히틀러의 모습이 나옵니다.

방송 전파를 타고 우주로 퍼져나간 영상을 보고 외계인들이 지구에 문명을 이루고 있는 생명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지요.

 

참 궁금한 것은 언어체계가 다른 외계인과 대면하게 되면 그들과 어떻게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인류와 완전히 다른 문명체계를 가지고 있을 그들을 우리가 문명을 가지고 있는 생명체인지 아닌지 어찌 알아볼 수 있을까요?

또 우리는 우리가 문명을 이룩하고 있는 생명체라는 사실을 어떻게 외계에 알려야 할까요?

 

우리가 사는 건물을 보여주면 가능할까요? 자동차나 비행기를 보여주면 가능할까요?

만약 그들이 우리처럼 앞을 볼수 있는 생명체가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리도 들을 수 없고 자기네들끼리 텔레파시로 소통하는 생명체라면 어찌 해야 할까요?

 

과학자들은 우리 은하계 한쪽 귀퉁이 태양계라는 곳에 이런 문명이 있다는 사실을 외계에 알리기 위해 수를 이용한답니다.

 

컨텍트라는 영화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옵니다.

 

외계에서 오는 전파가 진짜 외계문명이 쏘아 보낸 전파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신호를 보내오지요.

 

이를테면 1, 2, 3, 5, 7, 11 등 소수를 표현할 수 있는 전파를 쏘아 보내면 전파의 내용이 소수라는 것을 알아차릴 정도로 발달된 문명을 가진 외계인들이 우리의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되지요.

 

수를, 특히 소수를 알아차릴 수 있는 문명이 우리 말고 또 있을까요?

 

생태를 관찰하다 보면 간혹 곤충처럼 미개 생명체들이 문명을 가지고 있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곤충들 중에서 수를 알고 있는 녀석들이 있을까요?

 

작년 여름이었습니다.

 

아이들 외가에 갔다가 근처의 벗나무를 관찰하고 있었지요.

 

노린재 알로 보이는 알무더기가 몇 개 눈에 띄더군요.

 

아주 작아서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지만 곤충의 알이 분명했습니다.

 

마크로렌즈로 들이대어 몇 장 사진을 찍엇지요.

 

집에 돌아와 사진을 열어보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처음 한 장을 열었을 때는 몰랐는데 여러 장을 열어보니 이상한 공통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아래 사진이 그때 찍은 알의 모습입니다.

 

 

각각의 알무더기에 있는 알의 수가 모두 16개 입니다.

 

그날 찍은 알만이 아닙니다.

 

아래의 사진은 엊그제 찍은 알이랍니다.

 

 

어떤 노린재인지는 모르지만 노린재 종류의 알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노린재는 적어도 4 X 4 =16이라는 걸 알고 있는 게 아닐까요? 

 

지구상에 영장목에 속하는 동물 말고도, 그것도 뇌를 바늘 끝에 올릴 정도로 작은 뇌용량을 가지고 있는 노린재가 수를 알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습니다.

 

아니면 이 모든 게 우연일까요?

 

또 아니면 이렇게 알을 낳은 노린재들은 한번에 낳을 수 있는 알의 갯수가 정확히 16개로 진화한 것일까요?

 

그렇다 하더라도 네 개씩 네 줄을을 맞추어 알을 낳은 것하며, 위쪽의 사진처럼 세 줄로 알을 낳고 하나를 붙여서 알을 낳으면 열여섯 개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챘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입니다.

 

아무래도 수를 알고 있는 생명체가 사람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곤충의 눈으로 본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곤충의 왕  (0) 2008.11.11
비행의 명수 곤충  (0) 2008.11.07
씨앗 다시보기  (0) 2008.10.15
결혼할 수 없는 사이?  (0) 2008.10.07
사마귀 조심...  (0) 2008.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