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학교에도 곤충이 살아갈까?
있다면 얼마나 많은 곤충들을 만날 수 있을까요?
학교는 도심속 생태계를 이루는 중심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관찰한 바로는 아이들과 매미를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 학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 생긴 학교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매미가 날개돋이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거든요.
여름 저녁무렵 학교 화단이나 울타리 주변 나무에서 조금 기다려 보면 땅속에서 기어 나오는 매미 애벌레를 찾을 수 있습니다.
남방부전나비 같은 작은 나비나 팔랑나비류가 화단 주위를 맴돌고 있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요.
열심히 꿀을 모으는 꿀벌도 학교의 단골손님이지요.
오래된 나무가 많은 학교에서는 호리병벌이나, 거위벌레도 흔히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집게벌레도, 꽃등에류도 도시 한복판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곤충들이지요.
우리가 약간만이라도 관심을 기울인다면
우리 아이들이 생태를 관찰하고, 환경을 어떻게 가꾸어나가야 하는지
자연스레 깨닫게 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아이가 생활하는 학교에서 말이지요.
가장 무서운 건 우리의 무관심과 무지, 그리고 무지에서 나오는 혐오감일 겁니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곤충들이 어떤 게 있을까 하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곤충 쫓아다니느라 산속을 꽤나 헤매다니고는 했는데 막상 집앞 공원에서 만나는 곤충들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었더라구요.
아이들과 함께 생태관찰을 다닐 때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곤충들은 대부분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녀석들인데, 정작 아이들이 보는 책에는 외국의 곤충이나 애완용 곤충, 심심산골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귀한 녀석들이 대부분이더군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출간한 책이라 해보았자 외국책 번역한 것이거나 직접 관찰도 못한 곤충을 세밀화로 그리고 있는 실정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싶기는 합니다.
그래서 좀 미련한 짓을 하기로 했습니다.
뜻이 맞는 생태연구자들과 함께 전국의 초등학교를 무작위로 방문해보았지요.
무려 5년 동안 150여 개 초등학교를 방문했지요.
운동장에서 뛰어 놀던 아이들과 함께 화단을 살펴보고, 나무를 살펴보고를 반복했습니다.
곤충 관찰을 함께 하니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더군요.
날마나 뛰어놀던 운동장 가에 이렇게 훌륭한 생태교실이 있다는 것이 신기한가 봅니다.
이 책은 그런 관찰의 1차 결과물입니다.
독자인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무척 궁금하네요.
아래는 이 책을 소개할 때 썼던 안내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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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 연구자들이 숲이 아닌 학교를 찾아갔습니다
생태 연구가이자 사진가인 저자들이 전국의 초등학교를 다니며 아이들과 함께 곤충 생태를 관찰한 내용을 그대로 책에 담았습니다. 5년 동안 전국 150여 초등학교를 수 차례 혹은 수십 차례 방문하여 아이들과 직접 학교 울타리 안의 환경과 생태를 관찰하였습니다.
오래된 나무와 풀이 자라는 화단이 있는 학교는 도심 속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중요한 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관심만 기울인다면 멀리 숲 속이나 초원에 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생태를 관찰하고, 아이들 스스로 어떻게 환경을 가꾸어나갈 수 있는지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매미류를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 바로 도심 속 학교입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알락하늘소를 만나기도 쉽습니다. 잠자리도 학교 운동장을 가득 메울 듯 날아다니고, 쌍살벌을 비롯한 벌 무리, 꽃을 찾아 날아드는 나비와 등에 등 많은 곤충들이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 아이들의 생활 주변에서 가까이 만나는 곤충들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곤충 전문가들이나 어렵게 만나는 곤충이 아니라 아이들이 쉽게 찾고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곤충들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생각보다 많은 곤충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아이들과 직접 관찰하고, 아이들이 곤충과 즐겁게 노는 모습을 가감 없이 이 책에 담았습니다.
곤충을 관찰하면서 아이들이 궁금해 하고, 저자들에게 질문했던 내용들과 아이들이 관찰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내었던 내용을 우선 선별하여 차례를 꾸몄습니다. 생태 그대로의 모습을 담기 위해 두 권의 책에 450여 종 1,000컷에 가까운 생태 사진을 담았습니다.
시리즈 1권 ‘우리 학교는 곤충 왕국’에서는 학교에서 만날 수 있는 곤충은 어떤 종류가 있는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곤충이 남겨 놓은 흔적은 어떤 게 있는지 등 학교에서 곤충을 찾는 방법과 기본적인 관찰 방법을 주로 담았습니다.
시리즈 2권 ‘신기한 곤충 세상’에서는 곤충들의 신기한 모습과 습성, 생태, 생태계에서 곤충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등을 주로 담았습니다.
◆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곤충의 눈 렌즈’로 찍은 사진을 담았습니다
기존에 시판되는 렌즈로는 곤충과 주위 환경을 함께 담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저자들이 직접 렌즈를 개발했습니다. 이런 스타일의 렌즈는 일본의 사진작가인 구리바야시 사토시 씨가 처음 시도했던 것으로, ‘곤충의 눈 렌즈’라 이름을 붙인 이 렌즈를 1년 반 동안 연구와 실험을 통해 직접 만들었습니다.
이 렌즈는 곤충처럼 작은 피사체는 배경과 함께 또렷하게 담을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깬 렌즈로, 이러한 렌즈로 사진을 촬영하여 책에 담은 것은 우리나라에서 이 책이 처음입니다. 이 렌즈 덕분에 아이들이 곤충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더욱 생동감 있게 담을 수 있었으며, 곤충과 주위 환경까지도 함께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습니다.
◆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왜곡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그림을 배제하고 직접 관찰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만을 책에 담았습니다. 인위적인 사진이나, 예쁘고 인기 있는 곤충만을 선별한 것이 아니라 주위에서 보이는 그대로 사진에 담아 곤충과 생태 환경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 아이들이 자연스레 생태와 친해질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곤충과 생태 환경만을 나열하지 않고 아이들이 사진에 함께 등장할 수 있도록 촬영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학교 운동장, 화단, 작은 연못, 학교 건물 등을 배경으로 곤충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아이들 모습과 함께 담아 놓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곤충과 생태 환경에 훨씬 친숙한 느낌이 들도록 하였습니다.
◆ 이름만 나열한 도감과 달리 우리 주위의 환경을 어떻게 가꾸어가야 하는지 아이들 스스로 생각해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학교 화단에는 어떤 곤충들이 살고 있는지, 연못을 찾아오는 곤충들은 어떤 게 있는지, 그런 곤충들이 어떤 환경을 좋아하는지, 도시나 학교에서는 만날 수 없는 곤충들과 만날 수 없는 이유 등을 자세히 알려주어 아이들이 학교 주변의 환경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 우리나라에서 처음 존재가 알려지게 된 방아벌레를 실었습니다
취재를 하는 동안 만난 곤충을 이 책에 처음으로 실었습니다. ‘감색반무늬방아벌레’라고 이름을 붙인 이 곤충은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 1권 차례
학교에서 만날 수 있는 곤충
꽃을 찾아오는 곤충들
이순신 장군 동상에 누가 흙을 던져 놓았지?
화단에서 매미가 기어 올라와요
누가 나뭇가지에 팥중이를 꽂아 두었을까?
학교 연못에는 누가 살고 있나?
놀이터에서 살아가는 개미지옥
불빛에 날아온 곤충들
우리 학교에 벌새가 나타났다!
나도 셈할 줄 알아요
운동장을 지키는 사마귀
이승복 소년 동상에 고추가 두 개 달려 있네?
자귀나무에 누가 흠집을 냈을까?
돌드레 / 하늘소
핵폭탄을 터뜨리는 폭탄먼지벌레
오줌싸개 꽃매미의 한살이
새끼 낳는 곤충도 있나요?
달콤한 게 좋아요
최고의 비행사 잠자리
나는 곤충이 아니에요
왜 이 곤충들은 학교에 없을까?
곤충의 왕은 누구? 충왕전
찾아보기
‘곤충의 눈 렌즈’로 보는 세상
◆ 2권 차례
우엑! 똥을 빨아 먹는 곤충들
재미있는 곤충의 얼굴
우리는 닮은꼴
종이를 처음 발명한 벌
나뭇잎에 누가 구멍을 뚫어 놓았지?
화단에 우리 집이 있어요
곤충의 발톱은 왜 따가울까?
높이뛰기 세계신기록! 방아벌레
킁킁! 어이쿠 이게 무슨 냄새야?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땅속에서 살아요
우리 집에 놀러 와!
얘 만져도 되나요?
얘도 모기인가요?
사냥의 명수들
지저분한 곤충 고마운 곤충
사랑의 노래를 들려주는 곤충들
귀가 없는데 어떻게 듣나요?
학교 뒤 산비탈에 길앞잡이
얘는 남자인가요? 여자인가요?
잠자리가 아닌 잠자리
예쁜 곤충 베스트 10
숲속의 재단사 거위벌레
곤충들은 추운 겨울을 어떻게 지내지?
예쁜 애벌레 모두 모여라
나비보다 예쁜 나방
나방 안에 또 나방이?
찾아보기
‘곤충의 눈 렌즈’로 보는 세상
◆ 이 책의 지은이
사진과 글
강의영(벌하늘소)
생태 사진가이면서 하늘소 연구가입니다. 30년에 가까운 곤충 관찰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하늘소 생태에 관한 연구를 여러 번 발표하였습니다. 다수의 곤충 도감에 사진을 게재하였으며, 현재 잡지 ‘자연과 생태’에 곤충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한국나비학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한국곤충회, 한국잠자리연구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성기수(반디)
생태 사진가이면서 환경 생태 연구자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파브르’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곤충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밝혀내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고분자물리학을 전공한 과학자답게 자연을 과학적 시각으로 분석하고, 관찰하여 생생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신기한 생태교실 1 - 곤충의 사랑>이 있으며, 이 책은 교육과학기술부 우수과학도서, 환경부 선정 우수환경도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EBS, MBC 등에서 방영된 자연 다큐멘터리를 기획하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한국곤충회, 한국잠자리연구회, 한국나비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표도연(포디)
생태 사진가이면서 출판 기획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출판학을 공부했고 지금은 이 책을 출판한 일공육사를 운영하면서 생태와 관련된 책을 기획·출판하고 있습니다. 한국곤충회, 한국잠자리연구회, 한국나비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
박지숙
대학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하고 그림책 삽화 그리는 일을 했습니다. 지금은 어린이 그림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